요즘 들어 "소셜커머스"를 들먹이며 TV와 라디오 등에 광고를 도배 중인 업체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소셜커머스 업체의 대대적인 매스미디어 마케팅은 소셜커머스가 뭔지 모르는 경영자의 결정임이 분명하다. 소규모 또는 신생 업체들이 고객들의 지인들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효과적인 홍보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이 상행위가 메인스트림이 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성장에만 급급했고, 이 방식의 규모가 커질 경우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우선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나는 대략 6개월 전부터 거의 모든 외식을 소셜커머스 쿠폰에 의존해오고 있다. 약 두 군데의, 제 돈 주고 먹을만한, 원래부터 단골이던, 훌륭한 음식점을 제외하고는 반 값 이하가 아니면 더 이상 내 지갑을 열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재밌는 것은, 쿠폰으로 이용한 음식점들이 대부분 훌륭했지만 다시 방문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언제나 다음 쿠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외식에 사용할 수 있는 시간과 비용은 유한한데 반해 충분한 양의 쿠폰이 늘 공급되고 있기 때문에, 재방문도 이 새로운 상행위 방식에 참여하지 않는 기존의 업체에 갈 수도 없는 것이다. 내 외식 지출이 반 가까이 줄었다고 해도 문제시 되지 않았던 것은 나와 같은 소비자가 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소셜커머스를 모두가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세상을 상상해보자. 모든 외식에 쿠폰을 이용하는 것은 다소 비현실적인 가정이니, 지금보다는 훨씬 더 대중적이 된 세상을 떠올려보자. 많은 업체들은 이상하게 손님이 줄어드는 현상을 관찰할 것이다. 처음에는 경기 탓을 하겠으나 결국 쿠폰을 내걸지 않았기 때문임을 알아낼 것이고 울며 겨자 먹기로 쿠폰 발행에 동참할 것이다. 할인율이 지금처럼 계속 파격적이진 않겠지만, 쿠폰이 매력을 유지하려면 정상가 보다는 어쨌든 낮은 가격으로 팔려야 한다. 많은 이의 지출이 이런 할인 폭만큼 줄어들기 때문에 외식 시장은 그 크기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업체들이 출혈 경쟁을 피하기 위해 담합을 시도하겠으나, 몸집을 불린 소셜커머스 중개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자금력과 지위 등을 이용해 쿠폰을 계속 유통시키는 일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중개 업체들도 밑빠진 독에 자금과 열정을 마냥 투입하고 있을 리는 없다.

소비자들의 제한된 시간 및 외식비를 두고 음식점들에게 출혈 경쟁을 시켜 이 과정에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지금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그리고 성장에 목마른 우리 "소셜커머스" 업체들에게 주어진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그 태생부터 대규모로 스케일할 수 없다. 출혈 경쟁의 대규모화로 시장 또는 산업 전체를 붕괴 시키지 못하면 자신이 문을 닫아야 하는 운명인 것이다. 지금 우리가 TV에서, 라디오에서 보고 들을 수 있는 소셜커머스 광고는, 이 점을 간과하고, 매스미디어로 단숨에 몸집을 불리겠다는 정체성을 잃어버린 욕망이 자아내고 있는 아이러니다. 바이러스가 단숨에 숙주들을 죽이게 될 지, 숙주들이 항체를 만들어 바이러스를 무력화 할 지가 관전 포인트다. 참고로, 숙주를 너무 빨리 죽이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보통 널리 퍼지지 못한다.